상간 소송에서 피고 측이 단골처럼 꺼내드는 카드가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저 말고 다른 외도 상대도 있었잖아요. 그러니 제 책임은 그만큼 줄어야 합니다.”
이른바 ‘n분의 1 논리’입니다. 잘못을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놓고 책임을 나눠 가지겠다는 주장입니다.
얄미운 전략이지만, 실제 법원에서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어 피해자 측에는 상당한 부담입니다. ‘어차피 전부 받기 어렵다’는 말을 들으며 처음부터 기대치를 낮추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은 바로 그 불리한 조건 추가 부정행위자의 존재를 정면 돌파하여, 청구액 3,000만 원을 단 한 푼도 깎이지 않고 전액 인정받은 사례입니다.
15년의 헌신을 무너뜨린 1년의 배신
“가정을 파괴한 사람에게 정당한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의뢰인은 2008년 혼인 후 세 아이를 키우며 15년 넘게 가정을 지켜온 분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아이들 곁을 지켰고, 배우자의 빈자리를 묵묵히 채워온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배우자가 직장 동료인 피고와 약 1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배신감과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으며 찾아오신 의뢰인의 요청은 단순했습니다.
억울함이나 복수심이 아니었습니다. 15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를 누군가는 알아줘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바람이었습니다.
불리한 조건을 오히려 뒤집다
책임의 ‘분산’이 아닌 ‘독자성’을 각인시켰습니다
다른 상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피고가 저지른 행위의 무게를 덜어주지는 않습니다. 공범이 여럿이라도 각자의 범행은 독립적으로 성립하는 것처럼, 피고는 피고 자신의 행위로 의뢰인의 가정 파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도 있었다’는 논리가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이유를 객관적 증거와 함께 재판부에 설득력 있게 제시했습니다. 책임의 희석이 아닌, 책임의 독자성—이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 프레임이었습니다.
피고의 불성실한 소송 태도를 역이용했습니다
피고는 소송 과정에서 답변서를 고의로 늦게 제출하고, 관련성이 희박한 이혼 소송 자료를 끌어들이며 절차를 지연시켰습니다.
이를 단순한 소송 지연 전술로 넘기지 않았습니다. 반성 없는 태도이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규정하고, 오히려 위자료 증액의 근거로 재구성했습니다. 소송에서의 태도 역시 재판부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피고 스스로 불리한 증거를 만들어준 셈이었습니다.
청구액 3,000만 원, 전액 인용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은 피고의 감액 주장을 전부 배척하고, 원고 전액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닙니다. 재판부가 ‘n분의 1 논리’를 명시적으로 배척했다는 것, 피고의 소송 태도까지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는 것—이 판결은 유사한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도 유의미한 선례가 됩니다.
- 위자료 3,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 전액 인정
- 소송비용 피고 전액 부담
- 가집행 선고로 판결 확정 전 신속한 집행 가능
상간 소송은 단순히 돈을 받는 싸움이 아닙니다. 짓밟힌 자존감을 되찾고, 잘못한 사람에게 제대로 된 책임을 묻는 과정입니다.
변수가 많은 사건일수록 전략이 중요합니다. 불리해 보이는 조건도 어떻게 해석하고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이번 사건이 그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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